영흥도 2005
그대
박철
그대, 가고 올 것이다. 우리가 흔들려 마음의 수(繡)
를 놓으니 먼 빛 세상의 온갖 아쉬움과 나부끼던 아이
들의 아우성 조차도 가선 다시 돌아올 것이다.
바람이 멈추어 선 이 저녁 정작 우리가 내리지 못했
던 이 여행길 한 사람이 떠나고 비좁은 부둣가에 울다
지친 아이의 곁에서 눈물로 맹세하지만 후루룩 한 사
발의 우동을 말아먹어도 수이 마음의 닻 내려서지 않
던 하늘가.
거기 슬픔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빼앗지 못함을 알고
돌아와 다시 멈추어 설 것이다. 그대의 손목을 잡을 것
이다 그저 바람이 남기고 간 그림자를 밟으며.
어느 이른 봄에 찾아간 영흥도.
때가 오후 다섯시인데 이 섬에는 온통 안개가 뽀얗게 깔려있었다.
길 따라 엉금엄금 차를 몰다가
어느 외딴 건물 앞에 멈춰서서 셔터를 눌러보았다.
저 건물에서 한 밤을 묵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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