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Gallery]/Urban

The Windows #08087

BeeHoney 2008. 8. 27. 00:31

 

 

 

                                                                                                                           The Show Windows 2008

 

 

신촌에도 대낮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급기야는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신촌 네거리엔 여전히 바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고
마침 우산을 갖고 나간 나는  신호를 받아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렸습니다.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고 부는 바람을 맞아 세차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우산을 펴들고 신호등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접근해서는 팔짱을 끼지 뭡니까?

 

깜짝 놀라 옆을 보니 얼굴에 활짝 웃음을 띤 흑인 처녀였어요.

머리엔 닛트로 된 모자를 눌러썼고
상의는 화려한 색상의 파커를 걸치고 있는 검은 여자.

 

생글생글 웃으며
`실례합니다'하고 바짝 다가와 곁에 붙었습니다.
비를 피해 우산좀 같이 쓰자는 의도였지요.

 

신호가 바뀌자 함께 길을 건너면서
`한국 말을 잘 하네요~'하고 말을 건네자,
`잘 몰라요, 헤헤~'

어눌한 발음으로 말하면서 연신 신나서 웃는데
그 얼굴이 그렇게 천진해보일 수 없었습니다.

참 낙천적인 성향의 그네들입니다.

길을 거의 다 건너자 `땡큐'를 날리면서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곤
근처 백화점 건물로 쏜살같이 뛰어갔습니다.

 

그 악의없고 천진한 미소를 보고
누가 생각났을까요?

 

우피 골드버그!

 

영화 `시트터 액트'의 사운드트랙 음반을 찾아 CD 플레이어에 걸어놓고
`I Will Follow Him'를 신나게 듣습니다.

     

                                               1998년 9월

 

'[Image Gallery] > Urb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A Work #080830 - Lady from South America II  (0) 2008.08.31
A Work #080829 - Lady from South America  (0) 2008.08.31
The Windows #08086  (0) 2008.08.26
여름 한낮 - 쁘띠 프랑스  (0) 2008.08.10
A Cityscape #08074  (0) 2008.07.13